마음의 둘레
加山
어쩌면 나는
스스로 그은
마음의 둘레 안에서
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는
낙엽 같은
존재인지도 모른다
누군가
그 둘레를 넘으려
다가올 때면
내 마음은 저도 모르게
한 걸음씩 저물어 간다
빛이 다다르기도 전에
나는 어둠 쪽으로
물러서고 마는 것이다
말이라는
얇은 막 뒤에 숨어
진심 하나 꺼내지 못한 채
상대의 눈빛에 스민
따뜻함마저
애써 외면하며
모른 척, 못 본 척
내 마음의 문을
다시 닫는다
내 안에 있는 말들은
늘 마음과 어긋난다
손을 내밀고 싶다는 생각이
가시처럼 돋아
말끝에서 멈추고
그 말은 결국,
가장 소중한 이에게
작은 상처가 되어
흘러간다
그럴 때면 나는
내 안에 낯선 그림자를
마주하고
조용히 묻는다
왜 이렇게 서툰가
왜 진심은 늘 멀고
왜 마음은 말이 되기까지
이토록 오래 머무는가
그러나 나도 안다
이 모든 마음의 경계가
이전의 아픔이 세운
보이지 않는 울타리였음을
누구보다
다가가고 싶은 마음이
상처받지 않으려
나조차 감추어야 했던
마음이었음을
그래서 나는
이 서툰 나를
이해하려 한다
온전하지 않은 나를
있는 그대로 껴안고
다정히 쓰다듬으며
조금씩 걸어가려 한다
언젠가
이 마음의 둘레가
조금은 낮아지고
그 너머의 누군가와
진심으로
마주 설 수 있기를 바라며
그때까지는
이 불완전한 나와 함께
천천히, 그러나 꾸준히
서늘한 침묵을 지나
따뜻한 말의 자리로
나아가련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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